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것은 죽음과 세금뿐이다.” 벤저민 프랭클린이 남긴 말이다. 국가에 소속되어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한 명도 빠짐없이 세금을 내고 살아간다. 그렇게 모인 세금은 다양한 국가적 기능을 수행하는데, '소득의 재분배’는 세금의 가장 핵심적인 기능 중 하나인 만큼 소득이 많으면 많을수록 세금을 더 많이 부담하는 것은 하나의 '조세정의’로써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던 와중 2023년 1월 1일부터 개정 시행된 법인세법 제55조에 따라 법인세율이 과세표준 구간별로 1%p씩 인하되었다. 법인은 일반적으로 부자라는 이미지가 있어 이러한 법인세 인하를 두고 '부자 감세’라며 상당한 비판이 이어졌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법인세 인하와 관련된 논쟁을 이해하기 위해선 법인세의 부담이 누구에게 전가되는지를 이해해야만 한다. 법인세는 내는 주체는 '법인’이다. 법인은 법률적으로는 우리 같은 개인들과 분리된 별도의 존재로 인식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우리 개인들의 자본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그 수익을 '자본을 제공한 개인’들에게 돌려주는 일종의 종속적 존재로 볼 수 있다. 법인의 소득은 배당 등을 통해 최종적으로 법인의 소유자인 주주들의 소득으로 귀속되는 것이다. 여기서 법인세가 부자들의 세금이라는 인식을 하게 된다. 거대한 법인의 일부를 소유하는 주주들은 막대한 재산을 가지고 있을 것이며, 그들이 소유한 법인이 내는 세금은 곧 부자인 주주들이 내는 세금이라는 논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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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법인세 인하의 효익은 누가 가지게 될까? “법인세를 인하하면 주가, 투자, 생산성, 임금, 소비자 후생에서 긍정적 연쇄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은 교과서적 정론이다.” 『맨큐의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학』의 저자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가 남긴 말이다. 법인세를 인하하게 되면 기업은 줄어든 비용으로 새로운 인적 · 물적 자원에 투자하여 더 큰 이익을 얻고자 할 것이다. 그 결과 고용 및 임금의 증가, 더 높은 소비자 만족, 기업의 성장으로 인한 주가의 상승 등 수많은 긍정적 연쇄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테리 문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학과 교수가 캐나다 퀘벡주 기업 실증분석을 토대로 2023년 8월 발표한 “법인세 감면과 근로자 소득” 논문에 따르면, 법인세율 감면 대상 기업은 이익, 투자액은 물론이고 종사자의 소득 및 고용에서 감면을 받지 못한 기업에 비해 유의미한 증가세를 보였다. 현실에서도 법인세 인하의 효익이 근로자에게 돌아간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이제 법인세 인하가 '부자 감세’라는 주장은 잘못되었다는 사실이 이해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린 2023년의 법인세 인하가 근로자와 소비자에게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는 것을 체감하는가? 그렇다고 보긴 어렵다. 실질적인 효과를 확인하기에 인하 폭이 크지 않은 것도 원인 중 하나이나, 우리나라 기업구조와 문화 또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남창우 KDI연구위원의 『KDI정책포럼 제264호』에서의 구조모형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영진은 미국에 비해 사익추구가 9배나 높으며 이는 법인세율 인하 효과의 투자확대 효과를 단기적으로 28%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법인세 인하의 효익을 온전히 얻으려면 단순히 세율만 낮출 것이 아니라, 기업과 산업 전반의 혁신, 경영진들의 사익 추구에 대한 엄격한 감시 등을 위한 보완적 정책들이 뒷받침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앞서 알아보았듯 적정 수준에서의 법인세 인하는 주주뿐만 아니라 근로자와 소비자에게도 효익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동시에 세수 감소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에, 조세정책을 시행하기에 앞서 충분한 연구와 토의, 다양한 보완정책의 마련 등을 통해 보다 더 신중하고 효과적인 조세정책이 시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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